라이프로그


[책] 나를 보내지 마 서재

이제 그때를 돌아보면 당시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 우리가 누구인지, 교사나 외부인들과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몇가지 알고 있긴 했지만, 그것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아직 이해할 수 없던 나이였던 것 같다. 우리 같은 존재라면 누구든 유년의 어떤 시기에 그날 우리가 한 것과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것이 분명하다. 실제로 세부는 다르지만 조금 깊이 들어가면 느끼는 감정은 흡사한 그런 경험 말이다.

우리는 정확히는 모르지만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 저 바깥세상에는 마담 같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들은 우리를 미워하지도 않고 해를 끼치려 하지도 않지만 우리 같은 존재를, 우리가 어떻게 왜 이 세상에 태어났는가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몸서리치고 우리의 손이 자기들 손에 스칠까 봐 겁에 질린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그런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셈이다. 우리 자신을 그런 이들의 관점에서 차음으로 일별하는 순간의 느낌은 정말이지 등줄기에 찬물이 끼얹어지는 것 같았다. 매일 걸어 지나가며 비쳐보던 거울에 갑자기 뭔가 다른 것, 혼돈스럽고 기괴한 뭔가가 비쳐 보이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런 화제를 애써 피한 이유는 그것이 우리를 당혹스럽게 만들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로이한테 그림이나 시 같은 건 한 인간의 내면을 드러낸다 라고 했어. 영혼을 드러낸다 라고 말이야.

사람들은 최선을 다해 되도록 너희 존재를 생각하지 않으려 했단다. 그럴 수 있었던 건 너희가 우리와는 별개의 존재라고, 인간 이하의 존재들이라고 스스로에게 납득시켰기 때문이지.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