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책] 페스트 - 알베르 카뮈 서재

사실 재앙은 ㅗ두가 다 겪는 것인데도, 그것이 자기에게 닥치면 여간해서는 믿지 못하게 된다. 그의 망설임은 그렇게 이해해야 한다. 그가 불안한 마음과 믿음을 동시에 갖고 있었던 것도 그렇게 이해해야 한다. p50

재앙을 믿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들은 인본주의자들이었다. 재앙은 인간의 척도로 이해되지 않는다. 그래서 인간들은 재앙을 비현실적이고 곧 지나가버릴 악몽에 불과한 것으로 여긴다. 재앙이 지나가버릴 때도 있지만 항상 그런것은 아니다 악몽에서 악몽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사라지는 쪽은 사람들, 누구보다도 인본주의자들이다. 그들은 미리 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p51

전에는 몰랐던 새로운 면모를 발견했다. 배우자를 전적으로 믿어온 남편들이나 연인들은 자기들이 질투심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랑을 가볍게 여기던 남자들은 다시 성실해졌다. 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어머니를 거들떠보지도 않ㄴ던 아들들이 기억 속에 자꾸 떠오르는 어머니 얼굴의 주름살 하나에도 염려하고 후회했다. 완벽할 정도로 갑작스러운데다 언제 끝날지 예견할 수도 없는 그 이별에 망연자실한 채. 우리는 그토록 가까이 있었는데 어느새 그토록 멀어진 존재. 그리고 이제 우리의 삶 하루하루를 다 차지해ㅓ린 존재에 대한 추억에 저항하지 못했다.

하지만 선생님도 파늘루 신부처럼 페스트에도 나름의 이점이 있어서 사람을 각성하게 하고 생각하게 만든다고 여기시나요? 
세상이 모든 병이 다 그래요. 그러나 이 세상의 악에서 진실은 것은 페스트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입니다. 페스트 덕에 성장하는 살마도 몇 명 있을 수 있겠죠. 하지만 페스트 때문에 겪게 되는 비참함과 고통을 보고도 페스트를 용인한다면, 그런 사람은 미쳤거나 눈이 멀었거나 아니면 비겁한 사람임이 분명해요. p150

나는 깨달았어요. 죽음에 익숙해질 수는 없다는 것을요. 그때는 나도 젊어서 내가 세계의 질서 자체를 혐오한다고 생각했지요. 그후에 한층 더 겸허해지긴 했습니다. 다만 ,사람이 죽는 모습을 보는 건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더군요. 
당신 같은 사람이면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죠? 세계의 질서가 죽음에 의해 규정되는 이상, 신이 침묵하고 있는 하늘을 바라볼 일이 아니라, 신을 믿지 않고 온 힘을 다해 죽음과 싸우는 것이 어쩌면 신에게도 더 좋을지 모른다는 겁니다. p153
승리는 일시적인 것을 압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투쟁을 멈출 수는 없잖아요.
이 모든 것을 누가 가르쳐 주던가요?
가난에서 배웠지요 p153

영웅이라고 부를 만한 예나 모델이 제시되기를 정 원한다면, 그리고 이 이야기 속에 그런 영웅이 한 사람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면, 서술자는 이 영웅, 보잘것없고 눈에 띄지도 않으며, 약간의 선량한 마음과 언뜻 보기에는 우스꽝스러운 이상밖에 가진 것이 없는 이 영웅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럼으로써 진리에 진리 본연의 것을, 2더하기 2는 4라는 답을, 그리고 영웅주의에는 행복에 대한 고귀한 요구의 앞자리가 아니라 바로 그 뒷자리라는 본래의 지위를, 즉 부차적인 지위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p164

페스트에 감염된 이 도시에 외부로부터 후원과 격려가 답지하고 그 사실을 신문과 라디오를 통해 알게 되었을 때 서사시 같은 어투나 수상식의 연설 같은 어투 때문에 의사는 매번 짜증이 났다. 그런 따뜻한 마음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쯤은 그도 알고 있었다. 그런 마음은 인간들이 자신을 인류와 연결해주는 어떤 것을 표현하고자 할 때 사용하는 상투어로 표현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런 언어로는 예를 들어 그랑이 매일같이 기울이고 있는 작은 노력들을 드러낼 수 없기에, 페스트 속에서 그랑 같은 사람이 의미하는 바를 도저히 설명할 수 없었다.
연대의식을 표혀하면서도 동시에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진정으로 고통을 나눌 수 없다는 끔찍한 무력감을 증명하듯 보여주고 있었다. p165

타루 당신은 관념을 위해서는 죽을 수 있어요. 맨눈으로도 뻔히 보이거든요. 그런데 나는 관념 때문에 죽는 사람들은 지긋지긋해요. 나는 영웅주의를 믿지 않아요. 내가 아는 한 영웅주의는 어렵지도 않고, 또 영웅주의가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는 것을 배웠어요. 내가 관심있는 건, 살고 사랑하는 것을 위해 죽는 거예요.
인간은 관념이 아니에요. 랑베르
사랑을 외면하는 그 순간부터 인간은 하나의 관념, 어설픈 관념일뿐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우리는 더이상 사랑할 줄 모르게 된 거죠. 선생님, 단념하고 사랑할 수 있기를 기다립시다. 정말로 그럴수 없다면, 영웅놀이는 그만두고 모든 사람들이 해방되기를 기다리자고요.
당신말이 옳아요 랑베르, 절대적으로 옳아요. 당신이 직ㅁ 하려는 일을 나는 결코 막지 않을 거예요. 당신이 하려는 일은 내가 봐도 정당하고 좋은 일이니까요. 하지만 이것만은 말해주고 싶어요. 이 모든것은 영웅주의와는 아무상관없어요. 이건 성실성의 문제에요. 내 직분을 완수하는 거에요.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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